0부터 23, 메종 마르지엘라 라벨에 적힌 숫자 의미는?
- FASHION
- 2020. 4. 21.
기본적이지만 확실한 디테일로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메종 마르지엘라. 겉에서 보면 라벨을 고정하는 하얀 스티치 네 개가 뚜렷하게 보이는 옷들.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으며 '감성 끝판왕'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의 라벨에는 0부터 23의 숫자가 적혀있다. 과연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왜 어떤 제품에는 숫자 11이 또 어떤 아이템에는 22가 동그라미 표시가 된 걸까? 오늘 이 포스트를 통해 메종 마르지엘라 라벨에 적힌 숫자의 의미를 알고 가는 시간을 가져보자.
우선 메종 마르지엘라는 1988년 벨기에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에 의해 설립됐다. 앤트워프 왕립 패션 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Meirens와 함께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이후 브랜드명이 메종 마르지엘라로 변경된다)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되는데, 해체주의를 표방한 컬렉션이 주목을 받으며 브랜드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여타 다른 메이저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으레 그렇듯 런웨이 마지막에 인사를 하거나 미디어 프레스와의 인터뷰를 일절 하지 않고 은둔형 디자이너로 아직까지 남아있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의도적으로 익명성을 중시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는 개인의 것이 아니며, 나 혼자가 아닌 팀 그러니까 우리가 만들어낸 성과입니다.'라고 밝히며, 브랜드가 명성이나 다른 것으로 평가받지 아니하고 오직 의복만으로 평가받길 원했다. 이런 그의 신념은 그의 의복 디자인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메종 마르지엘라의 넘버링 라벨은 위에 언급된 마틴 마르지엘라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물로, 0부터 23의 숫자들은 각각 브랜드의 제품군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22이 동그라미 쳐져있으면 신발 라인을, 0이 동그라미 쳐져있으면 핸드메이드 라인인 'Artisanal' 컬렉션 라인을 의미힌다. 아래의 사진을 통해 각 숫자가 의미하는 제품군을 확인할 수 있다.
- 0 - 100% 핸드메이드 제작되는 'Artisanal' 여성, 남성 컬렉션
- 1 - 여성 컬렉션
- 4 - 여성복 (컬렉션 라인과 다름)
- 3 - 향수
- 8 - 아이웨어 컬렉션
- 10 - 남성 컬렉션
- 14 - 남성복
- 11 - 여성 & 남성 액세서리
- 12 - 파인 주얼리 컬렉션
- 13 - 오브젝트 & 출판물
- 22 - 신발 컬렉션
- MM6 - 세컨드 라인
앞서 언급했던 사면 스티치의 원래 용도는 라벨이 쉽게 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라벨을 엉성하게 옷에 스티치 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바로 라벨을 뗄 수 있는 용도로 제작된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익명성을 중시하는 마틴 마르지엘라의 장치가 브랜드의 시그니처가 됐다.